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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은 것

[라멘/서울 합정동] 세상끝의 라멘 세상끝의 라멘(世界の果てのラーメン)이라는 한국에서는 조금은 독특한 이름의 라멘집. 예전 분당에 있었던 멘야하치의 2호점(?)/자매점(?)으로 오픈한 듯 하나 현재 멘야하치는 영업 종료. 오사카의 金久右衛門(킹구에몬), 丈六(죠우로쿠) 등으로 대표되는 오사카블랙이라는 스타일의 '끝 라멘'으로 유명하다. 오사카블랙 라멘 자체는 한국에서도 간간히 시도된 역사가 있었던 듯 하나 이렇게 메인 메뉴로 인기를 끌게된 것은 세상끝의 라멘이 처음이지 않을까. 비슷한 시기에 마시타야에서도 오사카블랙 스타일의 라멘을 선보였는데 (그리고 지금은 정규 메뉴로) 당시 두 라멘을 비교 시식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오사카블랙 같은 매우 세부적인 장르의 라멘을 비교 시식할 수 있을만큼 다양한 라멘이 시도된다는 점에 감동했던 기억이. 굳이 ..
[라멘/도쿄 긴자,츠키지] 麺処 銀笹 (멘도코로 긴자사) - 도미 시오라멘 최근에는 토우카(鯛塩そば 灯花), 호우센카(らぁ麺 鳳仙花) 등 도미 스프의 시오라멘으로 유명한 라멘집들이 많이 있지만 도미 시오라멘이라는 장르에서는 오래전부터 긴자사(麺処 銀笹)가 명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깔끔한 도미 스프의 라멘도 훌륭하지만 이집의 하이라이트는 사이드로 주문할 수 있는 도미밥에 라멘의 스프를 부어서 오차즈케(お茶漬け, 원래는 밥에 찻물을 부어 말아먹는 음식을 의미했으나 요즘에는 꼭 찻물뿐만이 아닌 각종 육수 등에 밥을 말아먹는 음식을 총칭)로 먹는 것. (안타깝게도 그렇게 자주 갔음에도 오차즈케 사진을 찍은 것이 없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라멘 그릇 자체가 스프를 쉽게 부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긴자사가 개업한건 2010년이지만 점주가 이미 그전부터 도미 오차즈케로 유명..
[라멘/서울 상수] 라멘트럭 라멘트럭은 현재의 상수역 근처에 본점을 열기 전에 현재의 극동방송국이 공사중이던 시절 그 앞에서 푸드트럭으로 시작한 라멘집이다. 이제는 워낙 유명한 라멘집이 되어서 예전 극동방송국 앞 트럭에서 라멘 팔던 시절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하카다 돈코츠 라멘 일색의 라멘 시대를 끝내고 라멘의 다양성의 시대를 연 라멘집으로의 의미를 느끼는 곳. 물론 라멘트럭 이전에도 하카다 라멘 이외의 다양한 라멘을 시도한 곳은 많았고, 돼지+닭 베이스의 스프라고는 하나 여전히 한국인이 좋아하는 돈코츠 라멘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간판 메뉴가 하카다 돈코츠 라멘을 표방하지 않는 집이 이렇게까지 유명해져서 라멘의 저변을 확대했다는 점에서는 한국 라멘계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돼지+닭 베이스의..
[라멘,츠케멘/도쿄 긴자] 銀座 朧月 (긴자 오보로즈키) - 긴자에서 츠케멘을 먹는다면 의외로 라멘의 격전지인 긴자에서 사실상 츠케멘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지 않을까 싶은 집. (취향을 떠나서라도 츠케멘으로 떠오르는 집이 별로 없다.) 물론 범(汎)긴자 에리어를 신바시나 시오도메, 츠키지까지 넓힌다면 몇군데 있긴 하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탑 클래스의 츠케멘집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을 듯. 츠케멘의 스타일은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농후돈코츠교카이(진한 돼지뼈+어패류 스프)의 츠케멘. 여튼 츠케멘으로 유명한 곳이니 이집에 올때면 항상 츠케멘을 먹었었는데 어느날 메뉴에 있는 중화소바(라멘과 사실상 동의어. 옛날 일본에서는 라멘을 '중국식 국수'라는 의미에서 이렇게 썼다.)가 신경이 쓰여 시켰더니, 돼지뼈+니보시(?)(생선을 쪄서 말린 것. 우리나라의 말린 멸치 같은 것.)의 청탕 스프의 라멘이 나..
[우니동,성게덮밥/삿포로] すぎ乃 (스기노) 삿포로에서 개인적으로 최고의 우니 전문점으로 꼽는 스기노(すぎ乃)의 최근 방문기. 2014년 가게 이전 전의 방문기는 여기로. 2014년 스기노가 지금의 삿포로 시계탑 근처로 이전하면서 몇가지 변화가 생겼다.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우니 산지인 샤코탄(積丹), 리시리(利尻), 레분(礼文) 등 동해쪽은 여름이 성게의 금어기가 해금 되기 때문에 홋카이도의 고급 우니는 보통 여름을 제철로 치며 공급량도 많아진다. 그래서 스기노 같은 우니의 맛과 품질을 고집하는 집은 주로 여름에만 우니를 팔았는데 (스기노의 샤코탄 본점은 아예 8월말에 문을 닫고 다음해 5월에 문을 연다.) 이전후에는 가을에서 봄까지 성게의 금어가 해금되는 도우토우(道東)산 그리고 그중에서도 최고급으로 치는 하마나카(浜中)산 우니를 취급하기 시작했..
[라멘/도쿄 와세다] 自家製中華そば としおか(토시오카) - 긴 대기 시간이 아깝지 않은 멘마 맛집 2014년 문을 닫은 다카다노바바(高田馬場)에 있던 초유명 라멘집 벳텐(中華そば べんてん) 의 마지막 종업원이었던 분이 2015년 와세다쪽에 오픈한 벳텐을 계승한 라멘집. (벳텐은 도쿄 도심에서 좀 떨어진 곳에 2016년 재오픈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만 일본에서는 탑랭킹 라멘집의 상당수를 차지할 정도로 (토미타, 잇토우, 츠케멘미치 등등) 인기있는 스타일인 농후돈코츠(또는 동물계)어패류 스프의 라멘이 이집의 간판 메뉴. 굳이 분류하자면 그렇긴한데 사실 다른 농후돈코츠어패류 스프들에 비하면 점도가 높은 편도 아니고 청탕은 아니지만 앗사리(깔끔한/담백한)쪽이랄까. 실제로 간판 메뉴는 쇼유라멘이지만 시오라멘도 유명하고 스프에 향미유를 올리긴 하지만 생각보다 무겁지 않게 잘 넘어가는 맛이다. 돈코츠어패류..
[라멘/서울 합정동] 오레노라멘 토리파이탄 라멘(닭 백탕 라멘)은 일본에서는 흔한 스타일의 라멘이고 한국에서도 오레노라멘이 처음 선보인 것도 아니지만 오레노라멘은 2017년 한국에서도 토리파이탄 라멘의 유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실 같은 토리파이탄이라고 해도 굉장히 넓은 맛의 스펙트럼이 있는데 토리파이탄으로 유명한 銀座 篝(긴자 카가리)의 프렌치 포타주 같은 세련되고 우아한 스타일이 있는가 하면 닭기름 향이 물씬 풍기는 삿포로의 Q 같은 스타일도 있다. 오레노라멘의 토리파이탄은 닭 백탕임에도 불구하고 (긴자 카가리와는 또 다른) 세련되고 섬세한 느낌의 라멘이다. 닭 베이스의 스프로 시오라멘과 쇼유라멘도 하는데, 이쪽은 청탕(스프가 맑은) 라멘이다. 단순한 서브 메뉴가 아니라 토리파이탄과 청탕 메뉴에 각각 다른 면을 사용할..
[라멘/도쿄 핫초보리] 昭和(쇼와) - 클래식한 시오라멘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은 2011년, 기억상으로는 2009년부터 다녔던 쇼와에 오랜만에 방문. 원래는 쇼와 시대(1926년~1989년) 유명한 라멘집이었던 真好味(신호우미)의 계통을 잇는 카라미소(매운미소)라멘이 유명한 집이었으나 지금은 닭뼈 베이스의 시오라멘인 ‘쇼와라멘’이 간판 메뉴. 맑은 닭뼈 시오 스프도 훌륭하지만 굵은 멘마, 타레를 바르지 않고 '구운' 돼지 목살 차슈, 잘 다듬어서 삶은 도톰한 숙주까지 클래식 라멘의 모든 것이 한 그릇에 담겨져있다. 가게 분위기도, 라멘도 이름 그대로 옛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세련되고 트랜디한 AFURI나 콘지키호토토기스보다는 사실 이런 클래식한 느낌의 시오라멘이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다. 영업시간 : 월~금 11:00~14:30 18:00~23:30 휴무 :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