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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서울 합정동] 세상끝의 라멘 세상끝의 라멘(世界の果てのラーメン)이라는 한국에서는 조금은 독특한 이름의 라멘집. 예전 분당에 있었던 멘야하치의 2호점(?)/자매점(?)으로 오픈한 듯 하나 현재 멘야하치는 영업 종료. 오사카의 金久右衛門(킹구에몬), 丈六(죠우로쿠) 등으로 대표되는 오사카블랙이라는 스타일의 '끝 라멘'으로 유명하다. 오사카블랙 라멘 자체는 한국에서도 간간히 시도된 역사가 있었던 듯 하나 이렇게 메인 메뉴로 인기를 끌게된 것은 세상끝의 라멘이 처음이지 않을까. 비슷한 시기에 마시타야에서도 오사카블랙 스타일의 라멘을 선보였는데 (그리고 지금은 정규 메뉴로) 당시 두 라멘을 비교 시식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오사카블랙 같은 매우 세부적인 장르의 라멘을 비교 시식할 수 있을만큼 다양한 라멘이 시도된다는 점에 감동했던 기억이. 굳이 ..
[라멘/도쿄 긴자,츠키지] 麺処 銀笹 (멘도코로 긴자사) - 도미 시오라멘 최근에는 토우카(鯛塩そば 灯花), 호우센카(らぁ麺 鳳仙花) 등 도미 스프의 시오라멘으로 유명한 라멘집들이 많이 있지만 도미 시오라멘이라는 장르에서는 오래전부터 긴자사(麺処 銀笹)가 명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깔끔한 도미 스프의 라멘도 훌륭하지만 이집의 하이라이트는 사이드로 주문할 수 있는 도미밥에 라멘의 스프를 부어서 오차즈케(お茶漬け, 원래는 밥에 찻물을 부어 말아먹는 음식을 의미했으나 요즘에는 꼭 찻물뿐만이 아닌 각종 육수 등에 밥을 말아먹는 음식을 총칭)로 먹는 것. (안타깝게도 그렇게 자주 갔음에도 오차즈케 사진을 찍은 것이 없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라멘 그릇 자체가 스프를 쉽게 부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긴자사가 개업한건 2010년이지만 점주가 이미 그전부터 도미 오차즈케로 유명..
[여행/일본 교토] 와인과 라멘과 파란 하늘의 교토 - 2019년 1월 일본은 출장이든 여행이든 여기저기 참 자주 다니는데 요즘 한국인들이 많이 간다는 간사이(関西) 지방은 꽤 오랫동안 가본적이 없었다. (오사카는 6년 전, 교토는 10년 전이 마지막) 이상하게 개인적으로 유독 간사이 지방 음식들(쿄료리, 오코노미야키, 후시카츠, 복요리 등)에 큰 흥미가 없는 편이고 간사이는 라멘에 있어서도 애매한 동네이기도 하기 때문인 듯 하다. 마침 어떻게 잘 이용하지도 않는데 꽤 쌓인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유효기간 만기로 소멸 예정이었던지라 마일리지도 써버릴 겸 이참에 10년만에 교토를 가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는 여행 전 떠올렸던 10년 전 교토의 이미지와는 많이 변해있었지만 그래도 참 좋았던 교토였다. 오사카가 아닌 교토가 메인인 여행이었지만 저녁 비행기로 간사이 공항에 도착했기 때..
[여행/태국 코사무이] 콘래드 코사무이 (Conrad Koh Samui) - 2015년 5월 2015년 이탈리아 여행기에서도 언급했듯이 2015년은 5월 이탈리아 여행을 시작으로 (사실 그전에 홍콩, 도쿄 등도 있었지만) 남은 해를 여행으로 꽉꽉 채우게 된다. 개인적으로 덥고 습한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여행지로써 동남아를 고려한적이 별로 없는데 2015년 여러 큼직한 여행을 계획하고 나니 중간중간에 조금은 휴양지스러운 곳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에 날씨가 끼치는 영향은 두말 할 것도 없지만 동남아의 우기는 여행객에게는 최악의 날씨이기에 무조건 건기인 곳을 선택했다. 태국의 유명 휴양지인 푸켓과 코사무이는 말레이반도를 사이에 두고 정반대편 바다에 있어서 그런지 건기/우기가 정반대인데,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태국 대부분의 관광지가 우기인 5월은 코사무이에서는 건기였다. 목적지를 정하고 나니 ..
[라멘/서울 상수] 라멘트럭 라멘트럭은 현재의 상수역 근처에 본점을 열기 전에 현재의 극동방송국이 공사중이던 시절 그 앞에서 푸드트럭으로 시작한 라멘집이다. 이제는 워낙 유명한 라멘집이 되어서 예전 극동방송국 앞 트럭에서 라멘 팔던 시절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하카다 돈코츠 라멘 일색의 라멘 시대를 끝내고 라멘의 다양성의 시대를 연 라멘집으로의 의미를 느끼는 곳. 물론 라멘트럭 이전에도 하카다 라멘 이외의 다양한 라멘을 시도한 곳은 많았고, 돼지+닭 베이스의 스프라고는 하나 여전히 한국인이 좋아하는 돈코츠 라멘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간판 메뉴가 하카다 돈코츠 라멘을 표방하지 않는 집이 이렇게까지 유명해져서 라멘의 저변을 확대했다는 점에서는 한국 라멘계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돼지+닭 베이스의..
[라멘,츠케멘/도쿄 긴자] 銀座 朧月 (긴자 오보로즈키) - 긴자에서 츠케멘을 먹는다면 의외로 라멘의 격전지인 긴자에서 사실상 츠케멘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지 않을까 싶은 집. (취향을 떠나서라도 츠케멘으로 떠오르는 집이 별로 없다.) 물론 범(汎)긴자 에리어를 신바시나 시오도메, 츠키지까지 넓힌다면 몇군데 있긴 하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탑 클래스의 츠케멘집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을 듯. 츠케멘의 스타일은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농후돈코츠교카이(진한 돼지뼈+어패류 스프)의 츠케멘. 여튼 츠케멘으로 유명한 곳이니 이집에 올때면 항상 츠케멘을 먹었었는데 어느날 메뉴에 있는 중화소바(라멘과 사실상 동의어. 옛날 일본에서는 라멘을 '중국식 국수'라는 의미에서 이렇게 썼다.)가 신경이 쓰여 시켰더니, 돼지뼈+니보시(?)(생선을 쪄서 말린 것. 우리나라의 말린 멸치 같은 것.)의 청탕 스프의 라멘이 나..
[우니동,성게덮밥/삿포로] すぎ乃 (스기노) 삿포로에서 개인적으로 최고의 우니 전문점으로 꼽는 스기노(すぎ乃)의 최근 방문기. 2014년 가게 이전 전의 방문기는 여기로. 2014년 스기노가 지금의 삿포로 시계탑 근처로 이전하면서 몇가지 변화가 생겼다.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우니 산지인 샤코탄(積丹), 리시리(利尻), 레분(礼文) 등 동해쪽은 여름이 성게의 금어기가 해금 되기 때문에 홋카이도의 고급 우니는 보통 여름을 제철로 치며 공급량도 많아진다. 그래서 스기노 같은 우니의 맛과 품질을 고집하는 집은 주로 여름에만 우니를 팔았는데 (스기노의 샤코탄 본점은 아예 8월말에 문을 닫고 다음해 5월에 문을 연다.) 이전후에는 가을에서 봄까지 성게의 금어가 해금되는 도우토우(道東)산 그리고 그중에서도 최고급으로 치는 하마나카(浜中)산 우니를 취급하기 시작했..
[여행] 이탈리아 호수 여행 + 피렌체, 베네치아 - 2015년 5월 2015년초 인생의 한 스테이지가 마무리되고 무엇이든 그려도 되는 빈 도화지 같은 시간과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생각만 했었던 여행들을 다 실현해보고자 남은 2015년을 여행 계획들로 가득 채웠다. 2015년의 이탈리아 여행은 그 여행들의 시작이었고 이후 4년간 매해 이탈리아를 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여행지로서 그다지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이탈리아를 오랜만에 다시 가기로 한 것은 이 책 때문이었다. 물론 10여년만의 이탈리아를 호수만 돌다 올 수는 없어서 피렌체 북쪽으로 주요 관광지는 다 가보기로 했지만. 밀라노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짐을 풀고 밤마실. 이후 4년동안 이 앞을 꽤 자주 지나가게 된다. 조용한 호숫가 호텔에서의 휴식은 언제나 나의 이상적인 여행의 모습이다. 밀라노에서 처음으로..